시험이라는 것과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 [A레벨 / A Level / 에이레벨]

2017. 11. 23. 06:36A레벨 SAT AP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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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시험이라는 것과 과정은 엄격히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고등학교를 다닙니다. 그리고 수능 시험을 별도로 봅니다. 오늘이 마침 수능날이군요.

미국도 이와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은 미국을 모델로 많이 하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 사법고시만 합격하면 과거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즉 경영학과이든, 공학과이든 사법고시만 합격하면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로 나갔습니다. 바로 시험!! 만 패스하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학생들은 중간과정은 별 의미를 안둡니다. 결과만 좋으면 됩니다.

오늘 수능을 봅니다. 물론 그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받겠지만, 만일 정말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항상 전교 1등을 해 왔는데, 오늘 컨디션이 안좋아서, 혹시 속이라도 안좋아서, 혹은 답안지 작성을 잘 못해서, 또는 시험에 지각을 해서 등의 악재가 생긴다면, 그동안의 고교 3년, 길게는 초중고 12년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립니다.

반면에 불안불안하게 준비를 한 학생들의 경우,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로 준비를 했는데, 아주 기가 막히게 '모'가 나와 버리면, 오늘 하루의 컨디션으로 이제 꽃길을 걷게 됩니다.

바로 '결과'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금메달만 따면 영웅이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했어도 메달하나 못 따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이런의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A레벨을 대하는 자세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접근을 합니다.

때마침 피어슨 에덱셀에서 2014년 A레벨 과목을 100% 시험으로 짜서 공개를 합니다. 과목에 따라 코스워크도 있던 것이 모두 시험화가 되어 버린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한국사람에게는 A레벨은 그냥 수능시험으로 인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시험으로 인식이 되어버리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과정을 부정하는 것 입니다.

뭐냐면 바로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결과지향적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안합니다. A레벨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 조차 책이 아닌, 시험지를 먼저 봅니다. 시험지 봐본 분들은 알겠지만, 공부 안하고 시험지를 보면 도대체가 답이 안나옵니다. 영국식은 서술형으로서 문제는 몇줄 안됩니다. 모두 써 내려가야 합니다. 즉 기초에 충실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단계, 한단계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문제를 풀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은 보통 한달 혹은 두달간 여유있게 진행이 됩니다. 한국처럼 하루에 여러분의 인생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답안지를 밀려쓸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서술형의 답을 굳이 밀려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긴장해서 이름을 잘 못썼나요?

OMR카드 아닙니다. 컴퓨터가 채점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채점을 합니다. 수험번호만 (예: 0001) 잘 쓰면 됩니다. 작정하고 안쓴다면 뭐...



A레벨이 단지 하나의 시험이라는 인식은 버려야 합니다.

하나의 과정입니다.

과정을 이수하고, 여러분이 졸업할때 여러분의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준비 없이 그냥 '혹시 운 좋으면?' 하고 보는 토플시험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또는 돌다리도 두들기고 넘어가야하듯,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런 과정없이 요령만 배워서는 도저히 풀수가 없습니다.

요령 자체가 없습니다. A레벨에서의 요령이란, 이미 모든 지식을 다 배운 후에 답을 쓰는 방식 및 문제에 익숙해 지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문제에서 A가 나오면 답은 B, B가 나오면 답은 C. 이런 구조가 아닙니다. 준비가 안된자에게는 요령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직하게 곰처럼 묵묵히 공부를 한 학생은 반드시 성공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과정을 충실하게 되면, A레벨이 끝나고 대학에 진학을 해도 그 지식은 평생 남게 됩니다.

A레벨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우리학생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학 1학년은 거저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수능 끝나면 모든 책은 버려집니다. 찢어 버립니다. 더이상 쓸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A레벨을 마치고 대학에 가면, 그 책을 가지고 갑니다. 대학수업에 굉장히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A레벨을 준비하는 것은 인생에 있어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닌, 평생남을 지식을 쌓는 것이 됩니다.